보리와 쌀의 전분에 관한 작은 고찰 (전자현미경 관찰)


보리와 쌀.
우리 민족이 옛날부터 주식으로 삼은 생명과도 같은 곡물이다.


보리와 쌀은 같은 벼과의 식물이지만
그 전분의 모양은 전혀 다르다.
이미 광학현미경으로 관찰한 모습을 전에 블로그에 공개한 적 있지만
이번엔 전자현미경으로 보다 더 정밀한 관찰을 했다.


그럼, 두 곡물 전분의 차이점을 살펴보자.


위 사진은 보리와 쌀의 단면을 SEM(주사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것이다.
배율은 1500 배.
좌측이 보리인데, 둥글납작한 게 마치 바둑돌처럼 생긴 전분입자가 여러 알 보인다.
오른쪽은 쌀이다. 쌀의 전분은 둥근 공처럼 보이는 전분입자가 빈 틈없이 들어차 있다.
보리의 전분은 단단해 보이는 반면, 쌀의 전분은 많이 부서져 있음을 알 수있다.
사진으로 얼핏보면 쌀의 입자가 작아 보이지만...
실제 부피는 둘다 비슷비슷하다.
보리는 납작한 모양이고, 쌀은 구형이기 때문이다.



이번엔 4000 배로 확대해 봤다.
좌측의 보리는 납작한 전분이 불규칙적으로 뭉쳐져 있다.
그래서 입자와 입자 사이에 공극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찐덕한 풀 같은 물질이 지저분하게 묻어있는데...
이 점착성의 물질은 β-glucan 이라고 부르는 수용성 식이섬유이다.
이 식이섬유은 대장에서 세균에 의해 분해되면서 가스가 생성되는데..
이것이 보리를 먹으면 방귀가 잘 나오는 이유이다.


우측의 쌀의 전분은 보리에 비해 좀 연약해 보인다.
가운데 있는 입자는 반으로 쪼개져 있다.
자세히 보면 이미 작은 입자로 균일하게 쪼개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더 작은 입자로 쪼개질 준비가 되어 있었던 것인데..
그 입자들이 한 치의 빈틈도 없이 뭉쳐져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보리처럼 점착질의 식이섬유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보리는 쌀보다 소화흡수율이 낮은데..
그 이유도 이 전분의 모양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보리의 전분은 사진으로 봐도 단단한 도자기 처럼 보인다.
반면에 쌀은 표면도 거칠고, 툭 건드리면 조각조각 작은 조각으로 부서질 것 처럼 보이지 않는가.
작게 부서지기 쉬운 전분과 잘 부서지지 않을 것 같은 전분.
이런 차이가 소화율의 차이로 나타나는 것이 아닌지.


참으로 신기하다.
다음엔 다른 곡물의 전분도 전자현미경으로 비교해봐야 겠다.


아래 사진은 쌀의 전분을 9000 배로 확대해서 본 것이다.





by 격물치지 | 2011/08/28 21:44 | ┗ 과실과 종자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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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라비안로즈 at 2011/08/28 23:57
오호 신기하네요~~~
전분이 이렇게 차이가 있는줄은 몰랐네요..

보리밥이 거친느낌이 나느게 모양의 차이일수도 있겠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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